생명연결
-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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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북한강 갤러리
우리는 물질문명의 편이와 풍요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진정 우리를 이루는 것으로부터 분리되어 고통을 겪는다. 나와 나를 분리하는 마음의 병부터,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을 분리한 결과인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까지. 지금 필요한 건 조각난 전체를 회복하는 것이기에, 나는 연결에 집중한다.
서종에 살며 자연을 가까이하게 된 덕분에 나는 많이 달라졌다. 발아래 작은 풀들과 벌레들을 만져보고, 강가의 커다란 나무를 안아보았다. 물이 계절에 따라 파도치거나 얼어붙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한겨울 북한강의 얼음조각들이 무수히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소리는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별의 음악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그러는 동안,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어 있던 시야가 조금씩 연결되었다. 소중한 것을 되찾은 듯한 느낌이 들어 자주 울컥했다. 터덜터덜 집을 향해 걷던 어느 밤이었다. 길 위에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지만, 수많은 풀벌레들이 동시에 울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기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있었다. 문득 깨달았다. 나와 그들은 본질적으로 같았다. 비가 쏟아지듯 우는 개구리 떼나, 끝도 없이 자라나는 풀들도 마찬가지. 우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피고 지며 함께 흐름을 만들어가는 공동체다. 나는 이제 ‘혼자’란 건 없다는 걸 안다.
나는 이렇게 연결성을 깨닫는 순간들과 새롭게 알게 된 자연의 면모 등을 주로 그리고 있다. 내 마음이 그런 데서 요동치기 때문이다. 어떤 생명들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기도 한다. 어려웠던 시기, 연어들이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나는 꿈을 꾼 뒤로, 연어는 극복과 용기를 상징하게 됐다.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생성하는 시대, 나는 생명력이 담긴 살아있는 그림을 꿈꾼다. 내 그림에서는 바스락하는 한지 소리와 붓질 소리가 들리면 좋겠다. 찢고, 붙이고, 칠하고, 스며들게 두고, 다시 조각들을 이어붙인다. 투박한 흐름에 건강한 생명력이 담기길 바라면서.

